전기차 보급, 전 세계는 9배가 늘어날 때 한국은 24배 뛰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1년 한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만 대 전기차 보급률은 전체 등록 대수의 0.8%. 미미한 비중입니다. 보급률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아직 낮은 수치입니다. 내연기관 차량 대비 무겁고 비싼 금액 때문에 전기차로의 진입 장벽이 아직은 높게 느껴지는데요.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인 것 같습니다. 최근 전기차 가격을 인상시킨 주된 요인은 수요 대비 공급물량의 부족입니다. 공급량이 부족해진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늦어지는 이유, 첫 번째는 충전 전력 요금할인의 폐지입니다. – 2022년 7월부터 충전요금 할인 제도가 완전히 없어집니다. 기존의 충전요금은 환경부에서 어느 정도 금액적인 부분의 지원을 했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요금으로 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줄어드는 전기차 보조금입니다. – 각 지자체에서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기 위해 처음 전기차가 출시되었을 땐 약 2천만 원을 지원해 줬습니다. 현재의 구매 보조금은 천만 원에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아무래도 보조금이 없는 전기차를 더 비싸게 구입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예전보다 구매의사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높아진 배터리 제작 단가입니다. 배터리 단가에 대해서는 더욱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터리 생산 비용의 70~80%가 원자재 비용입니다. 주요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가격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배터리 생산 비용이 꾸준히 낮아지면서 전기차 가격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고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핵심 원료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차 가격도 당연하게 오르게 되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는 니켈입니다.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COVID-19 이후 생산과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 부족이 만성화되고, 물가가 오르면서 니켈의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니켈 가격이 지난 3개월 동안 2배 이상 올랐고, 최근 미국에서도 하루 만에 67.2%가 상승하는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동차 업계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브랜드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요,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일부가 러시아에 제조 공장을 가지고 있다. 타 유럽 국가 대비 러시아의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지원정책 덕분이었는데요. 글로벌 자동차 OEM인 폭스바겐, 르노, 스텔란티스, 벤츠, BMW 그리고 현대 기아차도 러시아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면전이 발발할 수 있고 나토진영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에 무자비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면전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정부에 수용되는 시설로, 곧바로 전차 장갑차 등 군용 물자 시설로 바뀌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체가 직면할 문제는 부품 조달의 어려움, 동부 유럽으로 나갈 물량 제한, 심각하면 공장을 빼앗기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와 자동차 소비시장에 끼칠 영향이 어마어마 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되짚어 보니, 전기차 가격이 급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전기차를 예약했다는 소식은 종종 들려오는데요. 바로 픽업했다는 소식은 없고, 구매하면 보통 일 년 후에 받게 된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생산 자체가 어려우니 공급난이 일어나는 거겠죠.
최근 테슬라 차량도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테슬라 Y 롱레인지 86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2022년 정부 전기차 보조금 기준은 차량 가격 8500만 원이 상한선이라 모델 Y 퍼포먼스만 보조금을 받지 못했는데 이제는 롱레인지까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이는 비단 테슬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로 인해 전기차 구매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이유였던 ‘가성비’와는 거리가 있는 멀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큰 방안 중 하나로 떠올랐던 전기차.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없이 친환경이라는 자부심만 가지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국가의 구매 보조금은 계속 지급될 수 없으니 줄어드는 것이 맞겠지만, 열악한 생산환경으로 인해 전기차의 공급 부족이 높은 판매비용으로 이어진다면 굳이 전기차를 이용하는 이유가 없어질 것입니다. 특히나 원자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전기차인데, 시장가격이 이런저런 환경에 휘둘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하루빨리 종결되고 원자재 수급이 원활해져,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