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은 합니다. 그치만 실 사용자에게도 뭔가 이득이 있어야 전기차를 구매할 이유가 생기겠죠? 보조금을 지원해주거나, 충전요금을 할인해주거나 하는 등의 실질적인 소비자에게도 장점이 있어야 기존의 차량을 전기차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각 지자체의 기준에 따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다르고,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연기관 차량 대비 전기차의 장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은 충전요금과 시간 아닐까요? 어떤 차량이든 바퀴를 굴러가게 하려면 연료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전기차는 전기 에너지가, 내연기관 차량은 기름 또는 가스가 필요하죠. 얼마나 더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는지 혹은 얼마나 더 빠르고 편리한지가 중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량의 충전요금 및 시간은 어떻게 다를까요?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전기차 충전소(환경부 운영)의 요금은 7kWh(완속) 1kWh당 226.4원 50kw를 충전할 때 1kWh당 292.9원입니다. 현재 전국의 급속 충전기 가운데 40%를 환경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이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5 Long Range의 공인주행거리는 429km라고 나와있습니다. 에너지 용량은 72.6kWh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금액이 계산됩니다.
완속충전 226.4원/kWh ÷ 5.1kWh = 44.39원/km
급속충전 292.9/kWh ÷ 5.1kWh = 57.43원/km
100km를 달리기 위해 완속충전을 하면 4,439원, 급속충전을 하면 5,743원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반면, 주유 금액은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 당 1,635원입니다. 급속 주유는 없으니 비교군이 줄어들겠네요. 내연기관 차량인 소나타는 1리터 당 12km의 연비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100km를 달리기 위해서 8.3리터의 휘발유가 필요하고, 약 13,570원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전기차의 충전금액은 내연기관 차량의 약 32~42%밖에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굴리기 위해 내연기관차량 대비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차량을 어떻게 운전하는지에 따라서 차이는 있습니다.
이를 실생활에 대입해보겠습니다. 만약 서울에서 부산을 차량으로 다녀온다면 어떨까요? 거리는 총 390.54킬로미터입니다. 전기차(아이오닉 5 Long Range)로 왕복으로 다녀오면, 급속충전 기준으로 약 22,428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소나타로 왕복한다면 약 52,996원이 발생합니다. 약 3만원의 차이가 있네요! 정말 크죠? 일년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떨까요? 보통 1년 평균 2만km를 운전한다고 합니다. 전기차의 급속충전을 기준으로 일년에 최대 약 1,148,600원의 충전비용이 발생합니다. 반면 휘발유차량은 약 2,714,000원입니다. 전기차를 운전할 때 일년에 약 140만원을 더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렇다면 충전시간은 얼마나 다를까요?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뷰뉴스는 현대 기아차 미국 기술센터의 라이언 밀러 매니저가 “충전시간에 대한 우리의 최종 목표는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휘발유 차량을 5분 내외면 주유가 가능한 것처럼,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로 떠올랐는데요. 아이오닉 5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려면 50kWh 기준으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7 kW의 완속충전기로는 9시간 8분이 소요됩니다. 이는 배터리 상태나 수명, 충전기 사양, 주변 온도에 따라서 다르게 충전되기 때문에, 언급한 시간보다 더 오래 소요된다는 실사용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에 슈퍼차저는 테슬라 이외의 일반 차량에도 충전을 개방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350kW급의 초고속 충전소인 이핏(e-pit)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핏에서는 아이오닉 5 Long Range를 18분이면 충전가능합니다.
국내의 공공장소 충전소에는 50kW나 100kW급의 충전시설만 설치되어 있는데요. 50kW은 292.9원, 100kW은 309.1원으로 차이가 납니다. 빠른 충전을 원한다면 그만큼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이죠. 시간이 돈인셈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기차 이용자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보통 완속충전기는 오랜 시간 주차를 하는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괜찮을 수 있지만, 급속충전기는 말그대로 빠른 충전을 위해 찾아가는 곳이니 충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충전인프라의 확충 또는 관련 서비스가 시급해 보입니다. 이미 충전 비용에서는 내연기관차량보다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충전시간에 대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많이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꼭 이용해야 한다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이라는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