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투자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왜 포기했을까?

최근 전기차 시장에선 중요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애플이 약 10년간 투자한 자율주행 전기차 인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했다는 소식입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보도된 이 소식에 따르면, 애플은 전기차 연구 조직을 해산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들을 A.I 혹은 다른 부서로 이동시킬 예정입니다. 2014년부터 이루어진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은 애플의 세련된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술력, 최첨단 IT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어 시장에서 큰 기대와 주목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약 100조원 안팎을 투입했던 프로젝트가 중단되었기에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애플이 10년간 준비해온 ‘애플카’ 프로젝트를 어떠한 사유와 배경에서 포기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플카의 시작, ‘프로젝트 타이탄’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은 2014년부터 자율주행 최고 단계 레벨 5 목표로 애플카를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대폭 하향 조정하여 고속도로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자동차가 사람을 대신해 운전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로 목표를 수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어려움을 겪게 되어 끝내 애플은 테슬라 차량에 가까운 운전자 지원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차로 하향 조정 하였는데요. 레벨2 자율주행 차량은` 조향 및 브레이크, 가속 지원은 가능하지만, 운전자가 자동차를 제어하고 도로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원래의 애플카는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 최적화된 형태로 출시되는 최소 레벨 4 이상 수준의 자율주행 전기차였습니다.

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카 내부는 핸들, 폐달, 브레이크가 없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차량 측면배치로 운전자의 좌석이 없는 모든 승객을 위한 좌석 공간이 제공되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자도차를 ‘탈 것’으로 구분하지 않고 시간과 자유를 누리는 ‘공간’으로서의 탈바꿈이 혁신적이었기에 기술적으로는 애플카는 ‘움직이는 컴퓨터’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동이라는 기능 외에 다양한 차량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이 기존 차량보다 더 폭넓고 향상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마치 애플카 중간의 대형 아이패드 터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하고 기존의 애플 제품 (아이폰, 맥북)과 연동시킬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구조조정 및 전략 변경 등의 이유로 계획이 지연되었고 이로 인해 출시 일정이 2028년까지로 연기되었다는 보도도 있었으며 결국 많은 논쟁 끝에 애플은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하게 됩니다.

애플은 왜 ‘애플카’를 포기했을까?

약 100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한 애플카 프로젝트가 사업을 중단하면서 시장의 해석은 다양합니다. 우선, 시장에서는 애플카 프로젝트 포기는 계획과 달리 기술 구현에 어려움이 크고 투자 대비 경제적 이익이 크게 되지 않는다는 걸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먼저, 자율주행차 개발 자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렵고 자율주행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해 성과를 거두어 왔지만, 아직 상용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기술도 테슬라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는 등 애플 특유의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압도적인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어서는 프로젝트의 주요 핵심 인물들이 2021년부터 애플을 떠나는 사례가 반복 되기도 하였습니다. 애플카 프로젝트의 주요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고 퇴사하여, 핵심 인력이 새로 유입되는 시행착오를 여러번 겪어 이러한 과정에서 책임자 변경 등으로 인해 테슬라는 물론, 샤오미, 소니 등과 같은 전기차와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전기차 시장의 과잉 상태가 크게 작용 했습니다. 테슬라, BYD등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는 것을 애플이 목격하면서 전기차 시장 진입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매체를 인용한다면, 한화투자증권의 김성래 연구원은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 원인과 자동차산업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애플의 차별화 디자인·성능 구현과 낮은 공급가격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외주 생산업체를 찾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는데요. 이 대목에서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서 충분한 이윤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애플의 새로운 노선은?

애플이 애플카를 포기하고 선택한 다른 노선은 최근 몹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 입니다. 애플은 생성형 AI에서 큰 잠재력을 보고 애플카 대신 생성형 A.I에 리소스를 집중하기로 하였는데요. 애플 CEO 팀 쿡은 AI 기술이 이용자의 삶에 녹아들 것이며 자사 제품에도 탑재 및 활용 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비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애플이 뒤늦게 생성형 AI 분야에 뛰어들었기에 애플의 경쟁력 확보는 예상보다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의견과 반응으로 엇갈리기도 합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메타 등이 AI 사업을 키우면서 애플은 해당 분야에서 큰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에선 인터넷 없이 A.I 기능을 활용 가능한 ‘AI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애플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애플카 포기가 남긴 것

애플의 이번 포기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은 어려운 과제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시장에서는 애플은 전기차 개발 보다는 AI 신기술 개발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오가며, 애플은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여 기존 자동차제조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과연, 애플은 이번 애플카 프로젝트를 뒤로하고 어떤 혁신을 만들 수 있을까요? 당분간은 애플은 모빌리티 사업을 접고, 생성형 AI와 비전프로 역량에 가장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애플카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할 전기차 시장의 긍정적 변화는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확실하게는 빅테크 업체의 완성자 직접 개발/제조에 대한 진입과 확대의 기대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